요즘 웹툰을 보다 보면 ‘회귀물’이라는 장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한때는 판타지나 로맨스 안에 살짝 녹아 있던 요소였는데, 이제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장르처럼 자리 잡은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독자들도 회귀물이 주는 특유의 전개 방식과 속 시원한 쾌감을 즐기면서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회귀물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현재의 문제를 정면 돌파하거나, 과거에 겪었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빠르게 성장해나간다는 구조입니다. 독자는 처음부터 주인공이 어떤 큰 사건이나 좌절을 겪었다는 걸 알고 시작하기 때문에, 이후 전개에서는 ‘이제부터 뭘 어떻게 다르게 할까’라는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게 됩니다. 이 흐름이 꽤 강한 몰입감을 만들어내고, 동시에 독자에게도 일종의 대리 만족을 주게 됩니다.
보통 회귀물 속 주인공은 단순히 시간만 거슬러 가는 게 아니라, 전생의 경험이나 지식을 온전히 가진 채 돌아갑니다. 이걸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을 이루거나, 과거에 자기를 괴롭혔던 인물들을 역으로 통쾌하게 제압하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자신감, 능력치 폭발, 복수극 같은 요소들은 독자들에게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그 누구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인물에 대한 만족감이 큰 거죠.
또 하나 흥미로운 건 회귀물이 단순한 판타지나 액션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즘엔 로맨스 회귀물, 회귀 후 성장 드라마, 심지어는 빌런이 회귀해서 착해지는 이야기까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르를 넘나드는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독자층도 남녀 불문하고 넓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10대부터 30-40대까지 고르게 즐기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고요.
무엇보다 회귀물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예측 가능한 전개 속의 반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는 이미 한 번 본 세계라는 설정 안에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지만, 작가는 그 틀 안에서 의외의 전개나 새로운 설정을 섞으면서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결국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를 적절히 오가는 그 긴장감이 회귀물이 가진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