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서 출원하고 나서 사회로 돌아오는 과정, 겉으로 보면 그냥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한 단계만 넘으면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벽을 동시에 마주하게 되거든요.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건 역시 낙인 문제입니다. 소년원에 다녀왔다는 사실은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여러 행정 절차나 제도 안에서는 흔적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게 꼭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어딘가에서 막히는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학교 복귀, 자격 과정, 취업 과정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로 기회가 줄어들기도 하고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의지 문제라기보다는, 계속 부딪히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죠.
교육이나 취업 쪽도 만만치 않습니다. 소년원 안에서 공부를 했다고 해도, 밖에 나와서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로 돌아가려면 행정 절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이미 또래들은 한참 앞서 나가 있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취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경력도 없고, 도움을 받을 인맥도 부족한 상황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지는 순간이 자주 옵니다.
정서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설 생활 자체가 스트레스였던 사람도 있고, 그 안에서 겪은 일들이 마음에 남아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출원했다고 해서 마음이 바로 안정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사회로 나와서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이 늘어나면서 불안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주변에 털어놓을 사람도 마땅치 않으면, 그 감정이 안으로 쌓이게 됩니다.
주거와 생활 환경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출원 후 다시 돌아갈 가정이 안정적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시 문제를 일으켰던 환경으로 돌아가야 하거나, 당장 머물 곳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사회 복귀를 더 어렵게 만들고, 다시 흔들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 관계도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알던 친구들과 다시 잘 지낼 수 있을지, 가족과의 관계는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집니다.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먼저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고요. 사실 누가 뭐라고 직접 말하지 않아도, 괜히 눈치를 보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이게 은근히 오래 갑니다.
이런 어려움들은 하나씩 따로 오는 게 아니라, 동시에 겹쳐서 옵니다. 취업이 안 되니 경제적으로 불안하고, 그 불안이 다시 마음을 흔들고, 그러다 보니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게 되는 식입니다. 그래서 소년원 출원 후 사회 복귀가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아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하라고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큰 구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