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서 말하는 경제 전망을 보다 보면 가끔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지금이 그렇게 나아지고 있다는 건지, 아니면 뉴스 속 세상과 내가 사는 현실이 서로 다른 건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월급은 크게 변한 게 없는데 장바구니는 점점 무거워지고, 카드값 문자 받을 때마다 체감은 더 팍팍해지니까요.
이 차이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뉴스에서 다루는 경제가 평균이라는 점입니다. 경제 뉴스에 나오는 성장률이나 물가 상승률은 사회 전체를 하나로 묶은 숫자입니다. 누군가는 소득이 꽤 늘었고, 누군가는 거의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줄었는데, 이걸 하나의 수치로 정리하다 보니 개인의 삶과는 어긋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평균이 좋아졌다고 해서 내 삶도 같이 좋아지는 건 아니니까요.
체감 경제는 결국 소비에서 바로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통계보다 지출에서 경제를 더 정확하게 느낍니다. 마트에서 계산할 때, 배달앱 결제 버튼을 누를 때, 월세나 관리비가 빠져나갈 때 말이죠. 뉴스에서는 물가가 안정됐다고 해도, 자주 사는 식료품이나 외식비가 여전히 비싸다면 체감은 계속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식비나 주거비처럼 매달 고정으로 나가는 돈이 오르면 더 크게 와닿습니다.
또 하나는 경제 지표가 대부분 과거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입니다. 뉴스에서 말하는 수치들은 지난달이나 지난 분기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을 살고 있고, 이번 달 통장 잔고를 보고 생활합니다. 그래서 뉴스에서는 회복이라고 말해도, 내 생활에서는 아직 아무 변화가 없다고 느껴지는 겁니다. 이 시간차 때문에 체감 경제는 항상 늦게 따라오는 느낌이 듭니다.
사람마다 서 있는 위치가 다르다는 점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같은 경제 상황이라도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 자영업자, 프리랜서, 취업 준비생이 느끼는 체감은 전혀 다릅니다. 뉴스는 전체를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각자 자기 자리에서만 경제를 느낍니다. 여기서 오는 괴리감이 생각보다 큽니다.
여기에 심리적인 요소도 한몫합니다. 주변에서 다들 힘들다고 말하면, 나도 괜히 더 불안해지고 지갑을 닫게 됩니다. 반대로 뉴스에서 계속 좋아진다고 하면 아직 달라진 게 없어도 조금은 버텨보자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경제는 숫자이기도 하지만, 결국 사람 마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스 속 경제와 체감 경제는 애초에 같기 어렵습니다. 뉴스는 위에서 내려다본 지도 같은 것이고, 체감은 내가 직접 걸어다니는 길에 가깝습니다. 지도에서는 평탄해 보여도 실제로는 오르막도 있고 발에 걸리는 돌도 있는 것처럼요. 어느 쪽이 틀렸다고 하기보다는, 보는 위치가 다르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는 게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