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목을 보면 앙증맞은 붉은 열매가 한 움큼씩 모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처음 보는 분들은 장식용으로만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예로부터 마가목 열매는 다양한 방식으로 약용과 생활 속 활용이 이어져 왔습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그냥 흘러가지 않았던 조상들의 지혜가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가장 대표적인 전통 사용법은 마가목주입니다. 열매를 따서 깨끗이 씻은 다음, 소주나 청주에 담가 약술로 즐겼습니다. 마가목주는 기침이 심할 때나 감기에 걸렸을 때 목을 부드럽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고 해서 겨울철에 특히 인기가 많았습니다. 오래 우려낼수록 약성이 깊어진다고 하여 몇 달간 숙성시키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가목 열매는 달여서 차로도 마셨습니다. 생열매를 말린 뒤 따뜻한 물에 우려내어 마가목차로 즐겼는데, 특유의 은은한 신맛과 쌉싸름한 맛이 감도는 이 차는 가래를 삭히고 호흡기를 편안하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기관지가 약하거나 자주 목이 붓는 분들에게는 민간요법으로 많이 활용되곤 했어요.
건조한 열매는 약재로도 쓰였습니다. 한방에서는 마가목 열매를 심장 강화나 혈압 조절, 관절통 완화 등에 두루 활용해 왔습니다. 특히 피로가 쉽게 쌓이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마가목을 달여 먹는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요즘은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복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겠지요.
간혹 열매를 설탕에 절여서 효소처럼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너무 오래 두지 않고, 빠른 시일 내에 차로 마시는 방식이 좋습니다. 생열매에는 약간의 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익히거나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보면, 마가목은 단지 산에서 보이는 들나무가 아니라 우리 삶 가까이에서 몸을 보호해 주는 자연 처방전 같은 존재였던 셈이에요. 지금도 그 붉은 열매를 보면, 어릴 적 할머니 장독대 위에서 보글보글 익어가던 마가목 술이 떠오르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