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돈이 두 배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를 아주 간단하게 계산할 수 있는 공식이죠. 연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 알고 있다면, 72를 그 숫자로 나누면 돼요. 예를 들어 연 8퍼센트 수익이라면 72를 8로 나눈 9년, 대략 그 정도면 내 돈이 두 배가 된다는 뜻이에요.
처음 들으면 너무 단순해서 진짜일까 싶죠. 그런데 의외로 꽤 정확해요. 물론 완벽한 건 아니에요. 수익률이 6-10퍼센트 정도라면 거의 들어맞아요. 예를 들어 8퍼센트일 때 실제 복리 계산으로는 9.006년쯤 걸린다고 하니까 거의 똑같다고 봐도 돼요. 이런 구간에서는 감 잡기엔 정말 좋은 계산이에요.
하지만 수익률이 너무 낮거나 높은 경우엔 오차가 생겨요. 예를 들어 2퍼센트면 72를 2로 나누면 36년인데 실제론 35년쯤 걸리고, 반대로 20퍼센트면 계산상 3.6년인데 실제론 3.8년쯤이에요. 숫자가 커질수록, 또는 작을수록 오차도 커지는 셈이에요. 그리고 복리 주기가 1년에 한 번이 아니라 월 단위나 분기 단위로 바뀌면 또 달라져요.
이 법칙의 전제는 연 수익률이 일정하다는 거예요. 하지만 실제 투자는 매년 다르잖아요. 시장이 흔들리고, 수수료도 빠지고, 세금도 내야 하고. 이런 현실적인 요소들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요. 그래서 진짜 투자 결과는 조금씩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이 법칙은 계산기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을 주는 게 아니라, 그냥 방향을 알려주는 정도로 생각하면 돼요. 연 7퍼센트 수익이면 대략 10년 남짓 걸리겠구나, 이 정도 감으로요.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이 돈이 언제쯤 불어날까” 하는 감을 잡는 데엔 꽤 괜찮아요. 다만 여기에 너무 의존하면 안 돼요.
결국 72의 법칙은 편하고 직관적인 도구예요. 하지만 실제 투자에선 변수들이 많아요. 수익률 변동, 세금, 복리 주기, 인플레이션까지. 그래서 그냥 참고용으로만 쓰시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땐 조금 더 정밀한 계산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