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은 갑자기 쓰러지거나 심각한 증상이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초기 단계에서는 굉장히 애매하고 일상적인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냥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장 흔하게 이야기되는 건 두통입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겪는 두통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유독 머리가 아프다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는 두통이 반복되는 경우입니다. 진통제를 먹어도 잘 가라앉지 않거나, 예전에는 없던 두통 패턴이 생겼다면 한 번쯤은 신경 써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토나 메스꺼움도 초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특별히 체한 것도 없고 위장 문제도 없는데, 두통과 함께 구토가 동반된다면 그냥 소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뇌 안의 압력이 높아질 때 이런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에 이유 없이 속이 울렁거리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시야 변화도 비교적 흔한 초기 증상 중 하나입니다.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시야 한쪽이 잘 안 보이는 느낌,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안과 문제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 쉬운데, 실제로는 뇌 쪽 문제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력 자체보다는 ‘보는 느낌’이 달라졌다는 점이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성격이나 행동의 변화도 의외로 중요한 신호입니다. 예전보다 쉽게 짜증을 내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판단이 느려졌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은 잘 못 느끼는데, 가족이나 동료가 먼저 이상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이런 변화는 스트레스나 피로로 오해되기 쉽습니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게 된다거나, 평소와 다르게 표현이 어색해지는 상황이 반복되면 단순한 건망증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손발이 자주 저리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이런 증상들이 하나만 딱 나타나는 경우보다, 여러 가지가 겹쳐서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더 헷갈립니다. 피곤해서, 나이가 들어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변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괜히 참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게 오히려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뇌종양 초기 증상은 두통, 구토, 시야 변화, 성격 변화, 언어 장애, 감각 이상처럼 일상적인 증상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래서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몸이 보내는 신호는 대체로 작게 시작합니다. 그 신호를 너무 오래 무시하지 않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처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