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키우다 보면 잎이 시들거나 열매가 이상하게 자라는 걸 종종 보게 됩니다. 잘 자라던 고추에 문제가 생기면 당황스럽기도 하고, 수확량에도 영향을 주니 미리미리 병충해를 알고 대비하는 게 중요합니다. 고추 재배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병해는 탄저병, 역병, 시들음병이 있고, 충해로는 총채벌레와 진딧물이 대표적입니다.
탄저병은 주로 장마철이나 습한 날씨가 이어질 때 많이 생깁니다. 열매 표면에 검붉은 반점이 생기고, 점점 퍼지면서 썩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이 병은 감염된 열매나 가지를 빨리 제거해줘야 하고, 비가 오기 전후로 예방약제를 미리 살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연작을 할 경우 병균이 땅속에 남아있을 수 있어, 3-4년 주기로 작물을 바꿔 심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역병은 주로 뿌리에서 시작해 식물 전체를 급속도로 시들게 만듭니다. 뿌리 부근 줄기가 검게 변하거나 부패하는 증상이 특징이고요. 이 역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잘 발생합니다. 배수가 잘되도록 두둑을 높게 만들고, 비온 뒤에는 땅이 너무 축축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를 본 고추는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제거하고 인근 식물에 전염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시들음병은 식물이 전체적으로 말라가듯 시드는 병으로, 잎이 축 늘어지고 열매도 제대로 맺지 못합니다. 곰팡이나 세균성 원인이 다양하고, 한 번 생기면 치료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발병 전 예방이 핵심이고, 유기물 퇴비를 너무 많이 쓰지 않도록 조절하고, 병이 발생한 토양은 소독이나 태양열 처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충해로는 총채벌레와 진딧물이 대표적입니다. 총채벌레는 고추 꽃과 어린 잎을 갉아먹으면서 열매 모양까지 뒤틀리게 만들고, 바이러스성 병까지 함께 옮길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유인트랩을 설치해 밀도를 낮추는 게 좋고, 증상이 보이면 바로 살충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진딧물은 잎 뒷면에 무리를 지어 붙어 식물의 즙을 빨아먹는데, 번식 속도가 워낙 빨라 초기에 발견하고 방제하는 게 중요합니다.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 방제도 가능하지만, 심할 경우엔 약제 처리가 불가피합니다.
병충해는 결국 날씨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평소 관찰을 자주 해주는 게 가장 좋습니다. 갑작스레 잎 색이 변하거나 꽃이 떨어지면 반드시 원인을 살펴보고, 초기에 조치하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건강한 고추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