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삭숫돌은 얼핏 보면 단순한 회전 공구 같지만, 그 안에는 입자, 결합제, 기공 등 가공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들이 조화롭게 얽혀 있습니다. 이 각각의 요소가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실제 연삭 결과물은 천차만별이 됩니다.
입자(abrasive grain)
입자는 숫돌의 날 역할을 합니다. 입자의 크기와 재질, 경도에 따라 가공 표면의 거칠기와 절삭 속도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조대입자(#24~#60)는 빠른 절삭이 가능하지만 표면이 거칠어지고, 미세입자(#120 이상)는 표면을 곱게 만들지만 가공 시간은 늘어납니다. 재질이 경질이면 단단한 금속 가공에 유리하고, 연질이면 부드러운 재료에 적합합니다.
결합제(bond)
결합제는 입자들을 붙잡고 있는 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결합제가 단단하면 숫돌의 형태가 오래 유지되지만, 무리한 힘이 가해질 경우 재생이 잘 안 됩니다. 반대로 약한 결합제는 입자 탈락이 쉬워서 새로운 날이 자주 드러나지만, 숫돌이 빨리 닳습니다. 가공 소재의 재질, 연삭 조건에 따라 선택이 달라져야 합니다.
기공(pore)
기공은 숫돌 속 빈 공간으로, 가공 중 발생하는 열이나 절삭 분말(칩)을 배출하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기공이 너무 적으면 숫돌이 막혀버려 열이 쌓이고, 연삭 표면이 태워질 수 있습니다. 반면 기공이 너무 많으면 숫돌 자체의 강도가 약해지고 진동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타 요소
입자의 분포 상태(밀도), 숫돌의 경도(hardness), 구조(open or dense structure)도 중요합니다. 밀도가 높은 숫돌은 정밀 가공에, 구조가 개방된 숫돌은 강한 절삭력과 냉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숫돌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제대로 된 연삭 품질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작업이라도 소재, 기계 상태, 작업 환경에 따라 최적의 조합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미세 조정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