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를 키우다 보면 어느 날 잎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는 걸 보게 됩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병이 난 건가 싶어 깜짝 놀라기도 하죠. 저도 예전에 처음 몬스테라를 들였을 땐, 진짜 무슨 해충에 먹힌 줄 알고 한참 찾아봤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알고 보면 몬스테라만의 아주 특별한 특징입니다.
이 구멍을 식물학적으로는 ‘천공’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는 몬스테라가 자연 상태에서 진화하면서 만들어진 생존 전략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어요. 몬스테라는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의 열대우림 지역이 원산지예요. 이 지역은 햇빛은 강하지만 나무가 너무 많아서 빛이 바닥까지 잘 안 닿는 곳이 많아요. 몬스테라는 이런 환경에서 다른 식물들보다 더 많은 빛을 받기 위해 이 구멍 난 잎을 만들어 낸 거라고 해요. 빛이 구멍 사이로 지나가면 아래에 있는 잎도 빛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이유는, 비바람을 이겨내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설이 있어요. 열대우림은 비가 굉장히 많이 오고, 바람도 거센데요. 잎이 넓고 두껍기만 하면 그만큼 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아 찢기거나 꺾일 위험이 크겠죠. 그런데 중간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으면 바람이 그 틈을 빠져나가면서 힘을 분산시켜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식물이 다치지 않고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보면 몬스테라의 구멍은 단순히 예쁜 무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참 신기하지 않나요? 실제로는 어린 잎에는 구멍이 잘 안 생기고, 일정 이상 자라서 환경이 적절할 때 점점 구멍이 생기기 시작하는데요, 만약 집에서 키우는 몬스테라가 계속 새 잎을 내는데도 구멍이 잘 생기지 않는다면, 햇빛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어요. 간접광이라도 충분히 들어오는 밝은 곳에 두면 점점 몬스테라 특유의 아름다운 구멍 잎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이 구멍이 아닌 물리적인 손상이나 곰팡이, 병충해로 인한 구멍은 모양이 좀 달라요. 형태가 일정하지 않고 갈색으로 변색되거나 잎 끝부터 마르는 증상이 함께 보인다면, 그건 병이거나 환경 스트레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별도로 확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몬스테라를 키우는 재미는 이렇게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식물의 신비로움을 느끼는 데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 식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물로서의 매력이 있는 친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