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에서는 어떤 명소들을 꼭 방문해야 하나요?


산티아고에 가면 꼭 가야 할 곳이 몇 군데 있어요. 생각보다 도시는 크고 다양해서 그냥 무작정 걷기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구석구석 다니다 보면 그 나름의 분위기와 이야기가 다 있더라고요

먼저 산 크리스토발 언덕은 산티아고를 처음 마주할 때 좋은 장소예요. 케이블카 타고 천천히 올라가다 보면 도시를 감싸고 있는 안데스 산맥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건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실감나요. 그 위에서 바라보는 산티아고는 진짜 그림 같아요

조금 더 소박한 느낌을 원한다면 산타 루시아 언덕도 괜찮아요. 도심 한가운데에 작게 솟아있는 언덕인데, 여긴 산책하듯 올라가다 보면 예쁜 분수랑 돌계단도 있고, 꼭대기 전망도 꽤 괜찮아요. 뭔가 조용히 도심 풍경을 바라보고 싶은 분들께는 이쪽이 더 맞을 수도 있어요

도시 중심부 Plaza de Armas도 들러볼 만해요. 여긴 광장도 넓고 주변에 성당이랑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줄지어 있어서 딱히 뭘 안 해도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 기분이 나요. 근처에 국립미술관이나 현대미술관도 있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의외로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도 있어요

라스타리아랑 벨라비스타 쪽은 분위기가 확 달라져요. 약간은 보헤미안 같은 느낌이랄까, 골목마다 벽화도 많고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도 잔뜩 있어요. 특히 저녁쯤에 걸으면 거리 분위기가 확 살아나요. 잠깐 커피 한 잔 하거나 가볍게 한 끼 하기에 딱 좋은 곳이에요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인권기억박물관도 꼭 한번 가보면 좋다고 생각해요. 칠레의 군사정권 시절을 돌아보는 공간인데, 입장료도 없고 전시가 정말 잘 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훨씬 몰입하게 돼요. 조용히 돌아보다 보면 마음이 좀 무거워지긴 하지만,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또 도시의 깊이를 느끼게 해요

도시에서 자연을 조금 더 느끼고 싶다면 킨타 노말 공원도 좋아요. 넓은 녹지에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고, 안에는 자연사박물관이나 철도박물관 같은 것도 있어요. 그늘 밑 벤치에 앉아서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스카이 코스타네라도 빠질 수 없어요. 산티아고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고 전망대에 올라가면 도시 전체가 정말 다 보이는 수준이에요. 맑은 날에 올라가면 시야가 멀리까지 탁 트여서 너무 시원하고, 낮보다 해 질 무렵에 가는 걸 추천드려요

산티아고는 복잡하면서도 정돈된 매력이 있어요. 빠르게만 돌아보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둘러보면 더 좋은 곳들이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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