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자산이랑 안전자산을 어떻게 나눌지 고민할 때, 사람들은 보통 “주식은 위험, 예금은 안전”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실제 자산배분은 그보다 훨씬 더 개인 상황과 시장 흐름을 입체적으로 섞어서 판단해야 해요. 한 줄로 딱 떨어지는 공식이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할지’를 정하는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실전 투자자가 실제로 쓰는 기준 중심으로 풀어볼게요.
가장 기본은 결국 본인의 위험 감내 수준이에요. 내가 손실을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느냐, 자산이 잠깐 20-30% 빠졌을 때도 마음이 괜찮은 타입인지, 아니면 잠도 안 오는 타입인지 이걸 먼저 알아야 해요. 같은 수익률이라도 견디는 폭이 다르니까요. 이게 결국 리스크 자산 비중의 출발점이에요.
다음은 투자 기간이에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돈이라면 변동성이 큰 자산도 버티기가 훨씬 쉬워요. 예를 들어 10년 넘게 쓸 계획이 없는 자금이면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게 자연스럽고, 1-2년 안에 써야 할 돈이면 안전자산을 더 많이 들고 있는 게 맞아요. 시간은 위험을 희석시켜주는 역할을 하니까요.
또 하나 중요한 건 경제·금리 환경이에요.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실질금리가 강해지는 구간이면 안전자산의 매력이 높아지고, 반대로 금리가 낮아지고 유동성이 풀리는 구간에서는 리스크 자산이 상대적으로 더 잘 움직여요. 시장이 어떤 사이클에 들어와 있는지 보는 것도 배분 기준 중 하나예요.
자산의 상관관계도 핵심이에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자산을 섞어두면 전체 변동성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주식과 채권을 같이 들고 있거나, 국내·해외 자산을 나눠두거나, 현금 등 대기 자금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는 식의 조합을 쓰는 거예요. 한쪽만 쏠리면 상관관계가 깨지는 순간 포트폴리오 전체가 크게 흔들리니까요.
생활 구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소득이 안정적이면 리스크 자산 비중을 좀 더 가져가도 괜찮고, 프리랜서나 변동이 큰 직업이라면 예비자금이나 안전자산 비중이 자연스럽게 더 높아져요. 개인의 현금흐름 자체가 위험 완충 장치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목표 수익률과 필요 수익률이 있어요. 내가 향후 몇 년 안에 달성해야 하는 재정 목표가 있는지,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수익률이 얼마인지 계산해보면 어떤 자산을 얼마나 가져가야 할지가 조금 선명해져요. 목표 수익률이 낮으면 안전자산 중심으로도 충분하지만, 목표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리스크 자산 비중이 올라가게 되죠.
이렇게 하나씩 보면 결국 자산배분은 시장이 아니라 ‘나’를 기준으로 맞추는 작업에 가까워요. 시장은 변하고 자산 가격도 오르락내리락하지만, 내 위험 감내도·투자 기간·현금흐름·목표는 비교적 안정된 기준이니까요. 이 네 가지를 먼저 정해두면, 리스크 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도 훨씬 자연스럽게 잡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