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의 유래와 전통, 겨울철 해산물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메기는 우리나라 겨울 바다의 정취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겨울철 별미로 사랑받지만, 그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냉장 기술이 없던 시절, 겨울 바닷가 사람들은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자연의 힘을 빌렸습니다. 영하로 떨어지는 찬바람과 해풍, 그리고 햇빛이 생선을 얼렸다 녹였다 반복하면서 독특한 식감과 풍미를 만들어낸 것이 과메기의 시작이었습니다.

과메기의 원조로 알려진 곳은 경북 포항, 그중에서도 구룡포 일대입니다. 이 지역은 겨울철에도 바람이 꾸준히 불고, 습도가 적당해 생선을 말리기에 아주 적합했습니다. 처음에는 청어를 이용해 만들었는데, 청어 어획량이 줄어들면서 꽁치로 재료가 바뀌었고,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과메기가 탄생했습니다. ‘꽁치 과메기’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건 1960년대 이후라고 해요.

과메기가 겨울철에만 생산되는 이유는 온도와 바람 때문입니다. 낮에는 햇살이 비치고 밤에는 찬 바람이 불어야 살이 쫀득하게 마르는데, 이 과정이 바로 겨울에만 가능한 자연 조건이었습니다. 온도가 높으면 상하기 쉽고, 너무 춥거나 바람이 약하면 말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맛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가장 맛있는 과메기는 11월부터 2월 사이에 생산된다고 합니다.

과메기의 매력은 그 식감과 향에 있습니다. 겉은 살짝 말라 쫄깃하지만 속은 촉촉하게 유지되어 있고, 기름이 올라 고소하면서도 진한 바다 향이 납니다. 마늘, 미역, 김, 쌈 채소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은 줄고 감칠맛이 더욱 살아납니다. 겨울철 술안주로도 인기인 이유가 바로 이 고소함과 특유의 풍미 때문입니다.

이제는 지역 특산품을 넘어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고,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일대에서는 매년 과메기 축제도 열립니다. 겨울이 되면 ‘과메기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계절을 느끼게 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국 과메기는 단순한 말린 생선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겨울의 전통입니다. 바닷바람이 건조시킨 과메기 한 점에는 오랜 세월 지역 어민들의 지혜와 계절의 맛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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