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라는 표현이 실제 역사에서 어떻게 사용되었으며 그 의미는 어떻게 변화해왔나요?


‘계륵’이라는 표현은 삼국지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위나라 조조가 한중 땅을 두고 전쟁을 벌이던 중 전세가 애매하게 흘러가자 철군을 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날 저녁 조조는 식사로 닭국이 나왔고, 닭 갈비뼈를 보며 한마디 합니다. 계륵. 닭의 갈비라는 뜻이지만, 그 말은 단순한 음식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닭의 갈비는 먹자니 살이 별로 없고, 버리자니 뭔가 아까운 느낌을 줍니다. 조조는 바로 그런 애매한 상황에 자신의 마음을 빗댄 것이었고, 이 말을 들은 부하 양수는 조조의 의중을 간파해 철수 준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조조는 그런 양수의 행동을 보고 오히려 분노해 그를 처형하고 맙니다.

이 일화에서 비롯된 계륵이라는 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 속에도 퍼지게 됩니다. 뚜렷하게 유용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쓸모가 없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나 상황을 두고 사람들은 계륵 같다고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회사를 정리하려 하는데 실적은 안 좋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아까운 사업부라든가, 애매한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을 두고도 계륵이라는 표현이 쓰입니다.

계륵이라는 말은 아주 오래전 조조의 한마디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선택과 포기의 경계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애매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 버릴 수도 없고 끌고 가기도 애매한 것, 그런 존재를 표현하는 데 이보다 더 적절한 단어는 없는 듯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