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저트 쪽에서 카다이프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두바이 초콜릿 이야기하면서 같이 언급되기도 하고, 중동 디저트 레시피를 찾다 보면 꼭 등장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카다이프가 뭐냐고 물으면, 정확히 설명하기가 애매합니다. 그냥 바삭한 면 같은 거 아닌가요? 이렇게 말하게 되죠.
카다이프는 밀가루 반죽을 아주 가늘게 뽑아서 만든 실타래 같은 반죽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파게티 면이 굵은 면이라면, 카다이프는 머리카락처럼 얇은 실 가닥들이 겹겹이 모여 있는 느낌이에요. 면이라기보다는 실에 더 가깝습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일반적인 디저트 재료는 가루, 크림, 시트, 쿠키 같은 형태인데 카다이프는 구조 자체가 다르거든요.
보통 케이크를 만들 때는 스펀지 시트를 굽고, 쿠키는 반죽을 펼쳐서 굽습니다. 초콜릿은 녹였다가 굳히고요. 그런데 카다이프는 ‘실’ 구조 덕분에 식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버터를 입혀서 오븐에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가볍게 부서지는 결이 생깁니다. 그냥 바삭하다기보다, 사각사각 부서지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이게 일반적인 과자류의 바삭함과는 또 다릅니다. 결이 살아 있다고 해야 할까요.
또 하나 다른 점은 수분 흡수 방식입니다. 카다이프는 시럽을 부어도 완전히 축축해지지 않습니다. 실 사이사이에 시럽이 스며들지만 구조가 무너지지 않아요. 그래서 터키 디저트인 카다이프나 쿠나파처럼 설탕 시럽을 듬뿍 부어도 겉은 여전히 어느 정도 형태를 유지합니다. 일반 케이크 시트였다면 바로 눅눅해졌을 텐데요. 구조적인 차이에서 오는 장점입니다.
활용 방식도 좀 독특합니다. 일반 디저트 재료는 보통 반죽의 주재료 역할을 합니다. 밀가루, 버터, 설탕처럼요. 그런데 카다이프는 주재료이면서 동시에 식감 장치 같은 역할을 합니다. 초콜릿 안에 넣으면 바삭함을 추가해주고, 치즈와 함께 쓰면 고소함을 극대화해줍니다. 요즘 유행하는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도 사실은 이 카다이프의 바삭한 식감이 핵심이죠. 초콜릿 자체보다 안에 들어간 카다이프 때문에 사람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화적인 배경도 다릅니다. 우리가 익숙한 디저트 재료는 대부분 서양 제과에서 발전해왔는데, 카다이프는 중동과 터키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재료입니다. 전통적으로는 견과류, 치즈, 시럽과 함께 쓰였고요. 그래서 맛의 결도 조금 다릅니다. 단맛이 강한 시럽과 만나야 비로소 완성되는 구조랄까요. 단독으로 먹기에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도 좀 특이합니다.
보관과 취급도 일반 재료와는 조금 다릅니다. 생 카다이프는 쉽게 마르기 때문에 사용 전에 촉촉하게 덮어두어야 하고, 냉동 제품으로 유통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반 밀가루처럼 상온에 두고 쓰는 재료가 아니라는 점도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처음 써보면 은근히 다루기 어렵습니다. 엉키기도 하고요. 저도 처음엔 그냥 면처럼 쓰면 되는 줄 알았거든요. 아니더라고요.
정리해보면, 카다이프는 단순히 새로운 디저트 재료라기보다는 ‘구조와 식감을 만드는 재료’에 가깝습니다. 형태가 실처럼 가늘다는 점, 시럽을 머금어도 구조가 유지된다는 점, 바삭함이 결을 가진다는 점. 이런 부분이 일반적인 케이크 시트나 쿠키 반죽과는 확실히 다릅니다.
요즘 디저트 트렌드가 식감에 많이 집중되어 있는데, 그런 흐름과도 잘 맞는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달기만 한 디저트는 조금 심심하잖아요. 카다이프는 그 심심함을 깨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 번 먹어보면 왜 유행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은근히 중독성 있습니다. 바삭해서요.